박우연 씨는 10년 전쯤 남편과 함께 두 딸을 데리고 헝가리로 이민을 갔다. 헝가리는 아주 먼 곳이고, 동유럽이라는 용어의 그늘이 아른거리는 사회주의 때문에 낯설었으며, 조금 거칠게 느껴지는 발음의 언어까지 생소했다. 한두 달 지나자 주변 생활에 조금씩 적응할 수 있었다. 자신의 눈으로 그들의 생활을 관찰하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을 때, 가장 신기하게 여긴 것 중 하나가 물건 사는 습관이었다. 시장에 사과를 사러 갔다. 사과 장수 할머니 앞으로 장바구니를 든 여성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그런데 물건을 고르는 방식이 우연 씨가 서울에서 경험했던 것과는 달랐다. 만 원에 사과 일곱 개라 치자. 보통이라면 쌓여 있는 사과 중에서 빛깔과 크기가 마음에 드는 것으로 일곱 개를 고를 것이다. 그런데 부다페스..
가벼운 마음으로 병원에 갔는데.. 어라 사마귀? 레이저로 지져서 뽑아내고.. 부위가 커서 지혈이 잘 안되네? 피를 콸콸 흘리고 돌아왔다.. 지금도 멈추지 않아 -_-;; 앞으로 1~2주 정도는 계속 고생을 T_T ‘몇 년 전부터 오른쪽 발 뒤꿈치에 티눈이 하나 있었는데 신경 안 쓰고 있었더니 어느새 몇 개가 더 생겼어요. 왼쪽 발바닥에도 작은 티눈들이 몇 개 있는데 치료가 가능할까요? 여름인데 창피해서 맨발로 나가지도 못해요….’ 갑작스럽게 티눈이 늘어나 양쪽 발에 8~9개나 된다는 대학생 A양. 하지만 갑자기 개수가 늘었다는 것으로 볼 때 A양의 발에 생긴 것은 티눈보다 사마귀일 가능성이 높다. A양처럼 사마귀와 티눈을 혼동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특히 발과 발바닥에 생기는 사마귀는 발이 지면에 닿을..
지구인 13년차에 그 아이를 보았다. ‘그 여자’라고는 할 수 없는 게 그 아이도 그때는 열세 살밖에 안 됐다. ‘만났다’고도 할 수 없는데, 내가 그 아이를 본 게 그날이 처음인 것이지 우리 사이에 무슨 대화가 오갔다거나 서로 눈길이 마주쳤다거나 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1990년 12월 18일 4시에서 5시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그리고 그 무렵부터 기나긴 사춘기가 시작됐다. 사춘기가 정확히 언제부터 언제까지였는지 정확히 기억하는 지구인은 하나도 없겠지만, 아무튼 나는 그날 이후 3년이 넘도록, 구제받지 못할 영혼의 감옥, 짝사랑 상태에 돌입하고 말았다. 왜 그런 짓을 하느냐고 위에서 질타가 쏟아졌다. 지구인들의 상호 교류 관습 중에는 그런 식의 감정이 발생했을 때 이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한 절차가..
1. 부운 (Floating Clouds), 1955, 나루세 미키오, 일본, 123분 하야시 후미코의 소설에 토대를 둔 은 나루세의 명실상부한 대표작 가운데 하나이며 일본 안에서 가장 사랑받는 나루세 영화로도 꼽힌다. 현대적인 여성 인물을 창조함과 동시에 남녀의 사랑을 통해 전후의 황폐한 시대상을 탁월하게 그려낸 일본영화사 최고의 걸작. * Links: Cine21 소개, Cine21 추천, Naver 소개, 감독 소개 2. 멋진 인생 (It's a Wonderful Life), 1946, 프랭크 카프라, 미국, 130분 어느 작은 마을에서 평생을 선하게 살아온 한 사나이가, 자신의 인생이 실패했다고 생각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그린 멜로드라마. 카프라 감독이 2차대전 참전을 마치고 돌아와 만든 첫번..
강도 살인사건으로 부모를 잃은 나이 어린 유족의 이야기이다. 그렇다, 피해자의 유족이라도 살아남은 자는 어떻든 즐겁게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경제적 고통, 말 못할 외로움, 수없이 부딪히는 장벽이 어찌 없었을까. 그러나 '복수'에 집착하는 삶이란 불행할 수밖에 없다. '유성의 인연'은 집착과 얽매임이라는 한없는 무거움에서 두가지 키워드를 통해 몹시 가볍게 날아오르는 과정을 보여준다. 첫번째 키워드는, 오로지 진실만을 바라보기. 그리고 두번째 키워드는 사랑이다. 이 작가는 '용의자 X의 헌신' 때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골든 슬럼버에서 느꼈던 습관이나 향수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고.. 사람에게는 하나하나 사소한 부분들이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이런 담백한 문체가 좋다. "나도 당신과 한 인연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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