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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시효

corgan 2008. 12. 31. 01:03
출판사 제공 책소개

요코야마 히데오는 국내에 이미 소개된 『사라진 이틀』『동기』『루팡의 소식』등의 작품에서 알 수 있듯 사건 해결 과정을 플롯의 중심에 두면서도 그 사건을 둘러싼 사람들의 다양한 사연에 포커스를 맞춰 작품을 쓰는 작가다. 즉 사건을 그리면서 단순히 형사가 범인을 잡아서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한 인간이 어떻게 범죄에 빠져들게 되었는지, 그 범죄로 인한 피해자들은 어떤 상처를 받는지, 그리고 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 형사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등등 한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의 삶의 순간순간을 예리하게 포착하고 있다. 이 작품집 역시 절대 웃지 않는 1반 반장 ‘파란 귀신’ 구치키, 절대 먹잇감을 놓치지 않는 2반 반장 ‘냉혈한’ 구스미, 절대 육감을 가진 3반 반장 ‘검독수리’ 무라세 등 각기 다른 수사 스타일과 독특한 개성을 지닌 F현 경찰청 소속 형사반장들이 강력 범죄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과 범죄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의 모습을 각 단편 속에 담고 있다. 

요코야마 히데오는 작가 데뷔 이전 기자생활을 하면서 형사들 곁에서 밀착 취재했던 경험 덕분에 다양한 강력 범죄 사건에 숨겨진 사람들의 구구절절한 사연을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작품화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보인다. 『제3의 시효』에는 강력범죄를 수사하는 강력반의 형사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특히 경찰 조직 내부의 알력과 갈등, 범죄를 해결하기 위해 벌이는 비정한 수사과정이 현실감 있게 그려져 있다. 수록된 작품들을 읽다 보면 실제 수사과정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생생한 현장감이 단연 돋보인다. 특히 요코야마 히데오는 한두 줄의 짧은 문장을 빠르게 나열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키며 그 안에 사람들의 복잡 미묘한 감정을 압축적으로 표현한다. 이는 짧은 기사 속에 사건의 정황을 객관적으로 묘사해야 하는 기자 특유의 글쓰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사건의 단서를 짧은 문장 속에 담아 잽처럼 툭툭 독자에게 던지며 데미지를 누적시키다가 마지막에 이르러 반전이라는 어퍼컷 한 방으로 사건을 해결하며 독자를 쓰러뜨리고 마는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그리고 독자들이 여운을 즐길 틈을 주지 않고 냉정하게 종료하는 완결미를 취한다. 그래서 요코야마 히데오는 장편보다는 단편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소설집은 지금까지 발표된 요코야마 히데오의 작품 가운데 일본 아마존 독자들로부터 가장 높은 평점을 받았으며, 많은 평론가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명실상부한 요코야마 히데오의 대표작이다. 최고의 몰입도와 박진감 넘치는 재미, 빼어난 완성도를 보장하는『제3의 시효』에 실린 작품들은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이미 일본에서 TV드라마와 만화로 만들어질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