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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후기
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세상에는 싫은 것 투성이고, 꿈과 희망은 북극성처럼 멀리서만 빛나고 있을 뿐이다.
나는 일곱 살 때부터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엄청나게 삐뚤어진 아이여서 좀처럼 입을 열지 않고 책만 읽었다. 책 속의 세계가 현실보다 훨씬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또 하나 좋아한 것은 코미디 프로그램이었다. 삐딱한 아이여서 그랬는지 웃는 것은 그런 프로그램을 볼 때뿐이었다. 웃으면 마음이 해방되는 것 같았다. 삐딱한 아이는 그렇게 웃으면서 어느 틈엔가 뻔뻔스런 명랑소녀로 변신했다.
그러나 역시 인생은 만만치 않고, 세상은 비정한 것이다. 어른이 된 후로는 좌절의 연속. 행복할 때도 있었지만 어두운 날들이 더 길었다. 그런 나를 위로해준 것은 다나베 세이코 선생의 유머 소설과 가쓰라 시자쿠의 만담, 그리고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함께 독단과 편견으로 가득 찬 세상에 대해 수다를 떨고 뒹굴며 웃는 것이었다. 웃을 수 있는 이야기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싫은 것들도 외로움도 모두 잊을 수 있었다. 그래서 떠오른 이야기들을 적어두었다가 읽어보니 이것이 또 재미있었다. 그러고 보니 최근 들어 유머소설을 쓰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었군. 내 차례야. 그렇게 생각하고 이 일에 힘을 내서 매진하다보니 드디어 나뿐 아니라 남들도 재미있다고 웃어줄 이야기를 쓸 수 있게 되었다. 그것도 쿡쿡 웃게 되는, 어딘지 자기 이야기 같은, 달콤하면서도 씁쓸한 어른들의 코미디를.
이제 책을 펼쳐놓고 있는 동안은 행복하게 해 드리겠습니다, 하고 이 21세기와 함께 태어난 밀레니엄 유머작가인 나는 선언한다.
책을 사주신 독자님, 고맙습니다. 다이라 아즈코, 이 바닥에서 마구 설칠 예정이오니, 오래오래 사랑해주세요. 서점에서 후기를 읽고 있는 당신, 듣기 싫은 말 하지 않을 테니 우선 사서 읽어주세요. 그냥 돌아가면 말이죠, 당신 나쁜 사람이에요. 잘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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